北 ‘비행기 빌리지않겠다’ 입장
몽골 등 철도이동 가능성 타진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 베트남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이동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과 물밑 접촉 과정에서 정상회담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됐던 몽골로의 철도 이동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14일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으로부터 다시 비행기를 빌리지 않겠다는 뜻이 확고하다”며 “미국도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장소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철도 이동이 가능한 몽골을 선호했지만, 날씨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몽골종단철도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몽골로는 철도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몽골 측에서는 “혹독한 겨울 날씨 때문에 정상회담 장소로는 무리가 있다”며 정상회담 유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7∼10일 전용열차 편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등 철도가 최고 지도자의 이동 수단으로 자주 사용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에도 열차로 이동했다. 당시 모스크바 왕복에는 총 24일이 걸렸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철도 이용이 가능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나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판문점 등을 정상회담 장소로 주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1차 정상회담을 했던 싱가포르에 비해 비행시간이 한 시간 정도 적게 걸리지만, 북한은 항공기를 통한 베트남으로의 이동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베트남에서의 회담이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다른 곳을 주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은 베트남 외에 태국을 정상회담이 가능한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보스토크나 판문점의 경우 정치적 의미로 봤을 때 미국 측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