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공세수위 높이는 한국당 김병준(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박덕흠 비상대책위원. 김낙중 기자 sanjoong@

- 임종석·조국 운영위 출석

한국당 “본질은 권한 남용”
與의원은 일제히 엄호사격
박형철 등 4명 출석 공방도

靑 “김태우 자체 감찰 결과
金, 경찰청에 수사문의 확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등과 관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출석한 가운데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청와대와 야당, 여당과 야당 간 불꽃 공방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특감반의 권한 남용이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조 수석은 ‘거짓이라도 여럿이 말하면 참이 된다’는 사자성어인 ‘삼인성호(三人成虎)’를 언급하며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앞선 통화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특감반의 권한 남용”이라며 “민간인 사찰, 정치인 사찰,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감찰 착수 모두 특감반의 권한을 남용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민정수석실 본연의 임무인 인사검증, 권력 감시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적폐청산을 한다고 수많은 사람에게 비극과 눈물을 안긴 장본인들이 이제 와서 DNA 운운하는 것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이중 DNA’는 확실히 갖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임 실장과 조 수석은 한국당의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임 실장은 회의에서 “민정수석실이 김태우 전 특감반원에 대해 취한 조치는 운영 지침과 원칙에 맞는 합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만든 ‘불순물’ 같은 첩보 내용을 마치 한국당은 민간인사찰, 블랙리스트인 것처럼 얘기하고, 한국당의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김 수사관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상황이 적절한가”라고 강조했다.

이날 운영위는 약속대로 이날 오전 10시 개회했으나, 여야는 임 실장과 조 수석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 민정수석실 산하 4명의 비서관의 국회 출석 여부 등을 놓고 충돌했다.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면책특권이 있다고 거짓 주장이나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야당 의원들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하자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에 민정수석과 더불어 산하 4개 비서관 모두 출석할 거로 예상했다”며 이들의 출석을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가 “오늘 출석대상자는 임 실장, 조 수석으로 합의했고 지금 와서 다른 말 하면 안 된다”고 일축하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정수석이 출석하면 업무를 보좌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운영위에 제출한 현안보고에서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에 대한 자체 감찰 결과, 지난 11월 2일 김 수사관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지인인 건설업자 최모 씨가 연루된 뇌물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병기·김유진·이은지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