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12년만에 국회 출석한 靑 민정수석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종석(앞줄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 오른쪽) 청와대 민정수석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靑의 민간인 사찰 의혹 이어
민간기업 인사 개입설 파장

김병준 “국가권력 타락했다”
나경원, 文대통령 사과 요구

국회 운영위 출석한 조국
“비위행위자의 일방적 주장”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 및 민간기업 사장 교체 개입설 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31일 “국가권력의 타락이자 민주주의의 파괴”라고 주장하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특별감찰을 포함해서 모든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왔다”고 맞받는 등 정면 충돌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내부 고발을 한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도저히 자기 양심상 공무원을 할 수 없어 나왔다고 할 만큼 국가권력이 타락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곳곳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 못 하게 방해하며 민간인을 사찰하고, 누가 봐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에 대해 결단을 내리고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사실상의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의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과 블랙리스트 작성 등을 한 정권이 비위 보고에 대한 묵살을 넘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행태는 이미 민주주의 파괴 정권임을 드러냈다”고 날을 세웠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한 책임자를 색출해서 엄벌하고 문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알았거나 지시했다면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조 수석은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사태와 관련해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인 왜곡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옛말이 있다”며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말해서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설명했다. 국회는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어 김 수사관의 폭로 사태에 대한 보고를 듣고 폭로 내용의 진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수석 등이 참석했다.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지난 29일 “청와대 지시로 KT&G, 서울신문 등 민간 기업 경영진을 교체하려 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30일에는 “청와대가 4조 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라고 기재부에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