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수사관 前정권식 보고
감찰반장 지적받고 폐기”

청와대는 20일 자유한국당이 김태우 검찰 수사관 작성 문건 목록을 공개하면서 제기한 야당 정치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해 추가로 해명했다.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통해 민간인 사찰 성격의 문건 작성을 사실상 묵인받았다는 취지의 김 수사관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최경환 한국당 의원 관련 문건 작성 일시는 2017년 7월 25일”이라며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 한 상태에서 썼다가 특별감찰반장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폐기됐다”고 밝혔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전날 오후 직접 브리핑을 열고 한국당이 문제로 지적한 11건의 문건 중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자살 관련 동향,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 대선 자금 모금, 조선일보 취재 관련 내용 2건 등의 문건은 특감반장이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해 보고받고 바로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무 초기 지난 정권 시절 주로 작성했던 성격의 문서를 작성했다가 제지를 당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11건 중 5건은 특감반장이 폐기했고, 2건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갈등설 등 나머지 4건은 직무상 관련이 있어 박 비서관이 보고를 받았고, 이 중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가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수사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각종 동향 보고를 텔레그램을 통해 특감반장에 보고해 사찰성 문건 작성을 묵인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특감반장에게 보낸 적이 있지만, 사찰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텔레그램을 통한 비밀 지시도 없었고, 김 수사관이 자기 활동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보내면 특감반장이 바로 제지하기도 했다”며 “김 수사관은 이에 대해 ‘재미있는 내용이잖아요’ ‘잊어버리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