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홍남기(앞줄 왼쪽 다섯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과 임종석(〃〃첫 번째)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환경 제고 최우선 과제
규제혁신 등도 주요 목표로

소득성장 포용성 강화 항목
작년보다 위상 크게 떨어져

文 “기업투자 애로 해결하라”
“기업옥죄기는 여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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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주도에서 투자 중심으로 대전환?’

정부가 17일 내놓은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소득주도성장보다는 투자 활력 제고 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경제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저소득층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소비 확대→성장 촉진’을 추구하는 소득주도성장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의 첫 번째 과제는 ‘일자리·소득주도성장’이었다. ‘혁신성장’도 두 번째 과제에 포함돼 있었지만,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투자 활력 제고, 창업-성장-회수-재도전-지원, 소비·관광 활성화, 수출 경쟁력 강화, 거시경제 안정적 관리 등으로 구성된 ‘전방위적 경제 활력 제고’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 주도의 소득 향상과 일자리 확대 정책이 결국 민간 주도의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과제인 ‘경제 체질 개선 및 구조 개혁’에는 핵심 규제 혁신, 주력산업 경쟁력·생산성 제고, 신기술·신산업 창출 지원 강화, 서비스산업 획기적 육성, 지속가능한 고용 모델 구축 등이 정책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기시되다시피 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내년 1분기에 조속히 입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규제 혁신을 위해 숙박 공유를 포함한 공유 경제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소득주도성장과 관련된 정책들은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라는 항목 아래에 서민·자영업자 지원 강화, 취약 계층 일자리·소득 지원,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이 포함됐지만, 올해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위상이 떨어졌다.

정부의 정책 선회 가능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기업의 투자 애로가 뭔지, 그 해결책이 어디 있는지 방법을 찾는 데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형권 전 기재부 1차관은 내년 경제정책 방향 브리핑을 통해 “올해 경제정책 방향과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차이점을 말하라고 하면,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경제 활력 제고에 있고, 시장과 기업의 역할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이 올해 경제정책 방향과 큰 틀에서 다소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검찰 등을 동원한 ‘기업 옥죄기’ 등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시장과 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선회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