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17일 밝힘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우 대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 감찰이나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특히 김 수사관은 우 대사의 의혹을 언급한 보고서가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보고됐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차례로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수사 전개 상황에 따라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의미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특감반 재직 중이던 지난해 9월 “2016년 우 대사의 측근인 A 씨가 건설업자 대표 장모 씨에게 1000만 원을 돌려준 비위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이 같은 사실이 김 수사관의 언론 제보로 알려지자 우 대사 측은 의혹을 전면부인하면서 김 수사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건이 검찰로 넘어올 경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날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유출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우 대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건의 경우 공소시효 7년이 지난 상황이다. 여기에 해당 의혹이 줄줄이 보고된 윗선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사실을 알고도 감사를 무마했거나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고 판단되면 감찰 또는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파견 시절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해 감찰을 받아오던 김 수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특감반에서 복귀한 후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에 배치된 김 수사관은 이날도 중앙지검에 출근했으나 수사 관련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수사관의 휴대전화는 압수했지만, 집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 수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위 정황이 더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임정환·정유진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