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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수험생에 송구”
난이도 조절 실패 인정

국어를 중심으로 역대급 난도 논란을 일으킨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수능 출제기관장들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를 표명했다. 아울러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발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구분점수(등급컷) 발표를 내년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성기선(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이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며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를 두고 수험생, 학부모, 일선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원장은 “출제위원단은 6월, 9월 두 차례 모의평가 결과와 응시생 특성·수준을 분석해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수능에서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한 질의에서 “논란이 됐던 국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지양하겠다”며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했다.

이창훈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역시 “국어 31번의 경우는 출제·검토위원들이 (모집단의 특성과 반응 등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해 이 본부장은 “올해와 같은 기조로 유지하되 논란이 됐던 문항이나 지문이 길고 복잡한 내용은 지양하겠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 영역의 난이도 변동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이 본부장은 “절대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알아보는 시험으로 다양한 난이도로 설계하는데 출제위원 측에서 모집단 특성 변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향후 수험 모집단 분석을 면밀하게 해 이후에는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출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만점자(국어·수학·탐구영역 만점, 영어·한국사영역 1등급)는 9명으로 지난해 15명에 비해 6명이 줄었다. 만점자 중 재학생은 4명이고, 졸업생은 5명이다. 성 원장은 “수능이 졸업생에게만 유리한 시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어 영역 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험생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국어 영역 1등급 구분 표준점수가 132점으로 지난해(128점)보다 4점 높아지면서, 체감 난도가 높은 국어 영역이 대입 당락을 좌우할 변수란 전망도 나온다.

김기윤·정진영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