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동향조사 분석

전문가 “소득성장 사실상 파탄”
혁신성장 등 정책 전환 목소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혁신 성장, 규제 완화, 노동시장 개혁 등으로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문화일보가 우리나라 가구를 소득 10분위 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근로소득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은 소득 1분위(하위 10%)의 경우 1분기 35.6%, 2분기 24.8%, 3분기 39.8%, 2분위(〃 10~20%)의 경우 1분기 6.8%, 2분기 13.2%, 3분기 17.2%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소득 1분위와 2분위 근로소득 감소율은 사상 최고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줄지 않던 소득 1~2분위의 저(低)소득층 근로소득이 급감했다.

통계청은 “소득 하위 20% 가구의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크게 줄었고, 전체 소득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이 주장하는 ‘저소득층 일자리 증가→소득 증가→소비 증가→성장 촉진’이라는 공식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실제로는 저소득층 일자리와 소득 감소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허황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는 소득주도성장 실험이 사실상 파탄(破綻·일이나 계획 따위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중도에서 어긋나 깨짐)을 맞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 주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용직 등 저임금 근로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했다”며 “내년 최저임금 상승 속도를 당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