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능 대박”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서울 제15시험지구 15시험장이 마련된 중구 성동공업고 앞에서 후배들이 수험생의 수능 대박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능 이모저모

새벽부터 시험장 앞에 집결
현수막 든채 선배에“파이팅”

경찰차 타고온 지각 수험생
고사장 잘못찾아 다시 이동

작년 지진 피해 입은 포항도
12개 고사장서 차분히 시험

“이미 자랑스럽다.” “그 답이 바로 정답이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원전도 뜨거웠다. 15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서초고 앞에서 만난 김채원(18) 수험생의 아버지 김진완(50) 씨는 “오랜 기간 수고한 것 자체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학부모들은 고사장 앞을 떠나지 못했다. 입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동성고 앞을 서성이던 이영신(여·50) 씨는 “아들이 재수를 하며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번에 잘됐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침 일찍부터 각 수능 고사장 앞은 수험생 선배를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전 5시 57분 정문도 열지 않은 종로구 동성고 앞에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90명가량의 환일고 학생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 답이 정답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중구 이화여자외고에서 만난 정우령(17) 양은 “내년에 수능을 보는데 열심히 응원하고 좋은 기운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응원을 받으며 수험생들은 제각각의 표정으로 고사장에 들어섰다. 용산고 앞에서 한 수험생은 후배들과 부둥켜안은 뒤 정문을 통과한 반면, 창백한 얼굴로 조용히 통과하는 학생도 있었다. 여의도여고 앞에서 만난 장진희(여·20) 씨는 “올해로 세 번째 수능 시험을 보는데 이번에는 평소 하던 대로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받고 싶다”며 담담한 표정으로 고사장에 들어섰다.

여의도여고에 응원 방문을 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쌓아온 지식을 차분히 펼쳐놓는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보고,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격려의 말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실 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해 급히 뛰어들어가는 수험생 모습도 연례행사처럼 등장했다. 동성고 앞에서는 입실 시간에 늦어 경찰차를 타고 등장한 수험생이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가 다시 뛰어나오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고사장을 잘못 찾은 이 수험생은 타고 온 경찰차를 다시 타고 사라졌다. 이날 전국 수험생 교통관리에는 경찰 1만2464명과 차량 3282대가 동원돼 113건의 차량 편의가 제공됐다.

지난해 지진을 겪은 경북 포항시 12개 시험장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격려하는 가족, 선후배, 교사 등의 응원 속에 수능이 시작됐다. 유성여고 앞에서 만난 학부모 김모(50) 씨는 “딸에게 마음 편히 실력을 발휘하도록 격려했다”면서도 “지난해 지진이 발생한 날 수능이 치러져 신경은 쓰인다”고 말했다. 포항에서는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재규·조재연 기자 jqnote91@,

포항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