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열린 ‘투자 유치&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실업률 13년만에 최악

보건·복지업 15만9000개 등
세금 투입 일자리 위주 증가

최저임금 타격 도소매·숙박업
10만명 안팎 감소 ‘최악수준’

“세금 없으면 참사이상” 우려
홍남기 “고용 엄중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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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주도 일자리….’

통계청이 14일 내놓은 ‘고용동향’(2018년 10월)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일자리 대부분이 재정(국민 세금) 투입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가장 대표적인 일자리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나름대로 명분도 있고, 현실적으로 수요도 많은 일자리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세금을 투입한 일자리만 늘릴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지난해 10월보다 증가한 일자리 총량은 118만2000개, 월평균 일자리 증가 폭은 11만8200개다.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일자리도 올해 1∼10월 월평균 5만9400개 늘었다. 이들 2개 산업의 일자리 증가 폭은 월평균 17만7600개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일자리 월평균 증가 폭이 9만6800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나마 정부가 국민 세금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일자리마저 없었으면, 현재의 고용 상황은 ‘참사(慘事)’를 넘어 ‘지옥(地獄)’이라는 말로도 부족했을 것이다.

올해 10월 통계청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3대 업종으로 꼽는 도매 및 소매업(10만 명 감소), 숙박 및 음식점업(9만7000명 감소),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8만9000명 감소)에서만 지난해 10월보다 취업자가 28만6000명 줄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부작용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연령대별로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대(-7만4000명), 40대(-15만2000명) 취업자 수 급감 현상도 여전했다.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65세 이상(15만5000명)이었다.

올해 10월 고용률은 61.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면서 9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그동안 ‘좋은 지표’라고 주장해온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도 올해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4000명 줄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0월 실업자(97만3000명)는 10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월(110만8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고, 실업률도 10월 기준으로 3.5%로 2005년 10월(3.6%) 이후 13년 만에 최악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고용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가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