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선 역대 최고 비율인 전체 정원의 76.2%를 선발하고, 이 중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 교과·학생부 종합) 선발 비율이 86.2%나 차지하는 등 수시모집의 비중이 커진 가운데, 고교 내신 전반에 대한 신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쌍둥이 딸에게 교내 상을 몰아줬다는 의혹 관련 수사를 하지 않은 데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9월까지 기율부(선도부)원이 받는 봉사상을 비롯해 미술창작작품공모전 등 명목으로 상을 받은 이력이 있어 이에 대한 의구심도 남게 됐다.

12일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 임모(45) 씨는 “이번에 대표적으로 드러난 숙명여고 성적 유출 사건은 우리 사회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단지 숙명여고에서만 이 같은 부정행위가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 2360개 가운데 560개교(23.7%)에서 교원과 자녀가 같이 재학하며 해당 교원 수는 1005명, 교원 자녀는 105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부는 교사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상피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가 반발하고 있는 데다 친인척·친분 관계까지 적발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드러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신 관리에 대한 허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내신 시험지·답안지 관리 장소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도 있으며, 교사나 학교 행정직원이 시험지·답안지에 손을 댔다가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