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아빠·두 딸 기소의견 송치

서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시험문제 유출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총 5회의 시험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쌍둥이가 입학 후 치른 6회의 시험 가운데 문제·정답 유출 없이 시험을 본 것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한 번뿐이다.

수서경찰서는 재학 중인 자녀들에게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뒤 시험에 응시하게 해 학교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3) 씨를 구속 기소, 쌍둥이 딸 2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는 미성년자인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이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분석한 결과, 쌍둥이 동생의 휴대전화에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저장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이 기재된 메모, 일부 과목 시험지에 기재된 객관식 및 서술형 정답, 주거지에서 압수한 빈 시험지 등 정답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 증거들을 다수 확보했다.

쌍둥이 자매가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뿐 아니라, 지난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까지 모두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현 씨는 자녀들과 관련된 정황 자료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쌍둥이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현 씨를 교무부장 직위에서 배제하지 않아 시험지 및 정답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 교사 등 3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