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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獨·日 등 필사적 혁신
韓, 2020년 경쟁력 6위 전망

구호뿐인 간헐적 진흥 정책
4차산업혁명위도 성과 부실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 추진
제조업 등 기업 경쟁력 약화

세계 5대 제조업 강국 가운데 상위 4개국이 모두 국가 차원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 장기 비전을 수립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한국은 정책실행 우선순위나 강도 면에서 사실상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제화를 추진해 경제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미국의 경영컨설팅회사 딜로이트의 ‘2016년 글로벌 경쟁력 지수’를 보면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5위다. 한국은 지난 2010년 3위였으나 2013년 5위로 밀려난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딜로이트는 오는 2020년 한국이 6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산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고부가가치화 등을 등한히 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제조업 혁신과 진흥 노력은 필사적이다. 중국은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도 중국이 제조 2025 전략을 추진하는 데 대한 미국의 견제가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독일은 딜로이트의 2010년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서 8위를 기록한 것에 충격을 받아 기존 제조업 혁신 방안인 ‘인더스트리 4.0’을 수립한 뒤 관련 정책을 추진했다. 이후 독일은 2위(2013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일본도 이와 유사하다. 한국의 제조업 진흥 정책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이다. 일부 제조업 진흥 정책을 내고 있지만 구호에 그치는 데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성장 방안도 규제에 막혀 과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정이 6일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강행하기로 결정,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 부회장은 이날 “(법제화가 되면) 글로벌 소싱이 보편화된 시대에 기업 이익 도출 방법 등 분쟁을 낳을 수 있고, 주주들이 이에 동의할지도 의문”이라며 “자칫하면 납품기회가 사라져 중소기업계의 고통도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회경·방승배·이관범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