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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SK 주유소 413곳 활용
홈픽, 9월 전국 서비스 인기

지난 10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SK에너지 주유소에 마련된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사진)’ 사무실. 이곳을 담당하는 택배 집화(集貨)기사 ‘피커(Picker)’가 소비자 가정에서 택배 물품을 수거해 돌아오자마자 사무실 PC에 설치된 ‘줌마’(홈픽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업체)의 주문 관리 프로그램에 ‘피커 요청’이 들어왔다. 동시에 피커의 스마트폰에 깔린 줌마 애플리케이션에도 같은 주문 정보가 떴다. 오후 5∼6시에 택배 물건을 가져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홈픽의 주문 마감 시간은 오후 5시다. 하지만 5시까지 접수된 주문에 대해서는 당일에 피커가 찾으러 가게 돼 있다. 오후 5시 이후에 신청한 주문은 다음 날 오전 9시에 피커가 알아서 찾아간다. 피커가 ‘접수’ 버튼을 누르자, 주문자 휴대전화로 피커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전송됐다. 피커가 소형 밴을 몰고 주문자 집으로 직접 찾아가 물품을 받은 뒤, 주유소 내 사무실(약 10∼13㎡) 선반에 쌓아놓고 사진을 찍어 올리면 ‘입고’ 메시지가 떴다. 송장은 PC와 연결된 기기에서 출력돼 나왔다. 송장을 붙여 놓아두면 오후 6시에 CJ대한통운 직원이 수거해 간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된 홈픽은 스타트업이 대기업 기반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공유경제의 모범 사례다. 홈픽은 GS칼텍스와 SK에너지가 413개 양사 거점 주유소를 기반으로 시작한 택배 서비스다. SK에너지 주유소가 210개, GS칼텍스 주유소가 203개다. 정유업계 경쟁사들이 손잡고 인프라를 공유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했다. 주문자 집에서 택배를 받아 주유소로 운반하는 역할은 스타트업 줌마가 맡는다. 최종적으로 주유소에 보관된 택배를 배송지까지 옮기는 역할은 CJ대한통운이 맡아, 물류 대기업까지 주유소 기반 공유경제에 가세한 모양새가 됐다.

홈픽의 인기가 벌써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SK주유소에 입주한 홈픽 사무실에는 하루 평균 20건씩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전국 합계로는 9월에 1일 평균 3000건 수준에 올라섰고, 홈픽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는 2만 명을 넘어섰다. 여러 기업이 협업하다 보니 주문 및 결제 시스템도 편리해졌다.

홈픽 앱, 홈픽 홈페이지, 카카오톡, 네이버, SK텔레콤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 CJ대한통운 앱 등 무려 6가지 채널을 이용해 주문할 수 있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라는 대기업이 참여해 신뢰도도 높다. 세 변(가로·세로·높이)의 합이 160㎝를 넘지 않는 규격 기준에만 맞으면 택배 무게와 상관없이 5500원 균일가다. 주문과 동시에 신용카드로 선결제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