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등 토큰으로 교환해
소액투자·매매 서비스 제공

해외 선진국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 자동차 및 고가 미술작품 등의 자산을 토큰화해 여러 사람이 자산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 중심의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서 담보 가치가 뒷받침되는 실물 자산에 기반을 둔 새로운 암호화폐 시장이 향후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싱가포르통화청(MAS)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는 토큰화된 증권을 안전하게 매매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 미국 거래소 사업자인 나스닥과 공동으로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된 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증권대금 동시결제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자산 토큰화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기술 특허 신청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블록체인 기반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송금하는 특허 2건을 미 특허상표국에 제출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산이나 채권 등에 기반한 디지털 영수증을 관리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자산 토큰화는 자산 소유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일부를 토큰으로 교환함으로써 자산을 매매한다. 채권이나 증권 등 금융상품뿐 아니라 농산물, 천연자원, 부동산, 예술작품, 지식재산 등 대상 모델도 다양하다. 담보가 확실해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실물경제의 선순환을 도모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기존 암호화폐와 차별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토큰화를 통해 비 유동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이다.

글로벌 부동산 블록체인 플랫폼 아이하우스닷컴도 미국, 일본, 태국, 필리핀 등에 이어 한국에서 ‘자산토큰화공개(ATO)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ATO는 호텔, 리조트, 공유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지분(사용권한)을 토큰화한 뒤, 소액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는 수익성이 좋은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부동산 개발사 등 자산 소유주는 중개수수료 부담은 줄이면서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하게 늘릴 수 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