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서 고위급회담

철도·도로 협력 ‘일정’ 협의
韓경협 vs 美제재 충돌 우려

남북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5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빠른 속도로 이행해나갈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 방도를 오늘 또 빠르게 합의를 보자”고 말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평화번영과 민족의 통일을 위한 문제가 앞으로 그 어떤 곡절도 없이, 그 어떤 세력, 그 어떤 힘도 가로막지 못하겠구나 느꼈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9월 남북정상회담 뒤 처음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켜보는 모든 분이 그런 것을 보면서 흐뭇해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다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남북정상회담과 10·4선언 공동행사 때 평양에서 리 위원장과 만났던 것을 상기하면서 “자주 뵙다 보니까 이제 이웃 같고 이렇게 만나는 게 일상 같고,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게 아주 참 너무 다행스럽다”면서 “북측으로서는 굉장히 짧은 준비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서 우리 (남측) 대표단에게 아주 성의 있는, 진심 어린 배려를 해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리 조평통 위원장도 지난 4~6일 조 장관과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옛날 같으면 빛 속도에 못지않을 정도로 짧았다고 볼 수 있겠는데 현재 평화번영과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강렬한 열망에 비춰볼 때 9일은 짧지 않았다는 것, 그렇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 위원장은 “중요하게는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안을 우리가 협의 확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이 고위급회담을 지켜보는 온겨레, 또 세계 인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자”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56분 전체회의가 종료된 뒤 수석 대표 접촉과 실무대표 접촉이 동시에 진행됐다. 남북은 회담에서 남북 철도·도로 협력 등 남북 경제협력을 집중 논의했다. 회담 참석자 구성도 철도·도로 및 문화교류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평양 공동선언 직후 10월 중에 북측 현지 철도 공동조사를 실시하고, 연내 남북 철도 사업에 착공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가 철저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발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이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구체적인 남북경협 방안과 일정을 도출해내더라도 실제 이행·추진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취재단·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