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에서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시작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오른편에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 왼편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 기지
연말부터 본격 제품 양산할 듯

생산유발 70조9000억원 달해
부품업체 등 낙수효과도 기대

崔회장 2025년까지 투자 약속
대통령·경제부총리 행사 참석

SK하이닉스의 6번째 메모리 생산 라인인 충북 청주 M15 공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수요가 폭증한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 기지다. 중국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완공 시기를 반년 이상 앞당긴 이곳은 앞으로 5년 동안 생산 유발 70조9000억 원, 고용 창출 21만8000명 등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이천 M16 공장도 착공되면서 2025년까지 총 46조 원을 투자해 국내에 반도체 공장 3곳을 세울 것이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3년 전 큰 그림이 속속 완성돼가고 있다.

4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 열린 청주 M15 공장 준공식에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이날 준공식의 백미는 공장 가동을 알리는 첫 웨이퍼 투입 행사였다. 이날 무대 위에는 주요 내·외빈 외에 SK하이닉스 20대 직원 2명과 협력업체, 지역 소상공인 등 사외 인사 4명이 같이 올라 ‘동반 성장’이란 의미에 힘을 실었다.

2015년 건립 계획이 발표된 이래 3년 만에 문을 연 M15 공장은 복층으로 완공돼 단계적으로 약 20조 원이 투자된다. 공장 골조와 1층 클린룸 건설에 2조2000억 원이 쓰였으며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포함해 약 17조 원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가동 시기는 이르면 올 연말이다. 클린룸 정비를 마무리하고 생산 장비를 구축하면 제품이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생산품은 최신 제품인 4세대 7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5세대 96단 3D 낸드 플래시다. 96단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최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SK하이닉스는 현재 개발 중이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023년까지 M15가 고용창출 21만8000명, 생산유발 70조9000억 원, 부가가치유발 25조8000억 원 등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품 업체 등 후방산업에도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M15 건설 과정에서는 160여 개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연인원 240만여 명이 투입됐다.

SK하이닉스는 M15 공장 가동을 통해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D램 쏠림 현상’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올 1분기 기준 10.3% 점유율로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에 이어 5위로 뒤처져 있다. 매출 비중도 D램에 80%가량 편중돼 D램값이 꺾일 경우 실적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에 늘 시달려왔다. 업계는 올 연말 SK하이닉스의 72단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이 올 연말이면 50%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이천 M16 공장도 첫 삽을 뜨면 최 회장의 3년 전 투자 약속도 마무리된다. 최 회장은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1년 적자였던 하이닉스를 인수해 고비마다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밀어붙였고, 반도체 사업에 발을 담근 지 6년 만에 분기영업이익 5조 원 시대를 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2020년 이천 M16 공장까지 완공되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 라인은 총 7곳으로 늘어나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김정기 SK하이닉스 상무는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미세공정 기술 적용, 3D 낸드 전환 등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과거처럼 공급이 급증하기는 쉽지 않으나,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