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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vs 中·러 ‘안보리 정면충돌’

헤일리 “北제재위반 은폐 시도
대북제재 완화 적절하지 않아”

러 대사 “유엔司, 南北철도 막아”
中 대사 “힘에 의존하면 재앙뿐”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여부를 놓고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제재 위반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북제재 필요성을 강조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제재만으로는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유엔군사령부 존속을 문제 삼아 의도와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했으며, 이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헤일리 대사는 “11차례나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했던 러시아가 이제 와서 물러서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우리는 그 해답을 안다. 러시아가 (그동안) 속여왔고, 이제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 북한 간에 어렵고 민감한 회담(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시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때(wrong time)”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러시아 제재 위반 내용이 빠진 보고서를 ‘오염된 보고서’라고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의 부패는 바이러스와 같다”면서 “그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능력을 방해하고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 같은 ‘질병’이 안보리의 위상과 효율성에까지 진행될(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유엔 안보리 회의와 관련해 “전 세계적인 제재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이것들(국제적 제재)을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 측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한반도 비핵화는 대북제재와 압박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며 “제재가 외교를 대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마차오쉬(馬朝旭) 유엔주재 중국대사도 “힘에 의존하는 것은 재앙적인 결과 외에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어 유엔사 지위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마 대사는 발언 말미에 “소위 말해 유엔사는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면서 “군사적 대결의 의미를 잔뜩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네벤쟈 대사도 남북 공동 철도 조사가 유엔사의 불허로 무산된 것을 거론하면서 “유엔사가 남북 간 철도 연결 시도를 막았다”며 “유엔사가 21세기의 베를린 장벽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요구를 언급하며 “그(유엔사) 역할과 군의 필요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