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가족 아쉬움 속 작별
남북, 연내 추가상봉 공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남측 상봉단은 금강산을 떠나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했다. 작별상봉장에서 남측 동생 박유희(83) 씨는 북측 언니에게 “그(다시 만날 날)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떻게 해”라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언니 영희 씨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라고 동생을 다독이면서도 울음을 감추느라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로써 2015년 10월 20차 상봉 이후 3년 만에 열린 2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마무리됐다. 1·2차 남측 상봉단 170가족 521명은 각각 2박 3일간 7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금강산에서 북측 가족들을 만났다. 북한 매체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마무리된 사실을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실천적 조치의 일환으로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시작된 북남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이 26일에 끝났다”며 “상봉을 마친 북과 남의 가족, 친척들은 통일의 그날 다시 만날 것을 서로 약속하며 작별하였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은 연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봤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지난 25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박용일(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북측단장과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강 현재와 비슷한 규모(남북 각각 100명씩)로 한다”며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되면 10월 말쯤”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년에 이산가족 3000~4000명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며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측 박 단장과 제반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방문단(교환)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 데 긍정적 협의를 이뤘다”고도 밝혔다.

공동취재단·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