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분담금 대폭증액 요구
방위비협상 6차회의도 입장차

한·미가 올해 말 만료되는 9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10차 협정 협상에서도 의견 차이를 줄이지 못하면서 ‘연내 타결’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미가 이르면 10월 중에는 협상단에서 합의를 이뤄야 양국 국내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초부터 바로 10차 협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브리핑에서 “지난 22~2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협정 협상 6차 회의에서도 양측 입장 차이가 상당했다”면서 “계속 이 상태로 있을 수 없으니 의견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10차 협정 체결을 위해 각각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적용 기간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측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 등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측은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이번 협정에서 한국 측이 최대한 많은 금액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분담하게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측은 지난 3월부터 이번 10차 협정 체결을 위해 매달 평균 1차례씩의 회의를 개최해 왔으며 이번 회의가 6번째였다. 9차 협정 만료 후 내년 초부터 바로 10차 협정을 적용하기 위해 ‘연내 타결’이란 목표를 세운 양국 정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12월까지 4차례 회의를 더 개최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 대표단의 합의 후 각국 정부 내 절차를 거치고 국회나 의회의 비준 동의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이 최소한 2~3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10월까지 (협상단끼리의 합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차 협정 협상 당시에도 8차 협정 적용 기한을 넘겨 양측 대표단의 합의가 이뤄진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9차 협정 때도 협정 공백이 발생한 적이 있어서 애로 사항이 있었다”며 “이번 10차 협정 때는 그런 애로 사항이 없도록 하자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연내 타결 목표란 시한에 쫓겨 내용 측면에서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합의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