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구에 제동 걸어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해온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정제유 초과 공급 행위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요구에 대해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정제유 공급에 대한 ‘진실 공방’으로 쟁점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북한에 대한 추가 정제유 판매금지를 요구한 데 대해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는 “유엔 회원국들이 검토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는 미국에 추가적인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한다”고 언급했고,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도 “러시아는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으로의 ‘불법’ 정제유 이전과 관련한 모든 사례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올해 수입할 수 있는 정유제품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북제재위에 보낸 문서에서 북한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해상에서 20척 이상의 선박을 이용해 정제유를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명시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