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黨政, 저소득층 지원대책

기초연금·구직지원금 확대
한부모 지원 18세미만까지
노인일자리 60만개 지원도

취약층 경제여건 악화되자
‘소득성장 살리기’ 정책 올인
경제계 “소득하락 진단 틀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7일 당정협의에서 저(低)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결정한 것은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을 하려다가 세금주도 성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우선 기초연금(만 65세 이상이고, 소득 인정액이 선정 기준액 이하일 경우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을 지원하는 제도)을 당초 예정대로 오는 9월부터 현행 21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인상하되,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노인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30만 원으로 조기 인상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소득 하위 20% 노인에 대해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시기를 2021년으로 정했으나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이다.

노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울산 동구, 군산, 창원 진해구, 거제, 통영, 고성, 목포, 영암, 해남 등 고용·산업위기지역에서 3000개의 일자리를 추가 지원한다.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노인 일자리를 8만 개 이상 확대해 총 60만 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근로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사회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청년에게 월 50만 원 한도로 6개월간 구직활동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은 30만 원을 3개월간 받을 수 있는데, 더 늘린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기초생활보장대상자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생계급여의 경우, 내년부터는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 하위 70% 중증 장애인 또는 노인이 포함된 경우에는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내년에는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 하위 70% 중증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에만 지원하고, 노인이 포함된 경우 지원은 2022년에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시행 시기를 3년 앞당겼다. 한 부모 가정의 아동양육비 지원대상을 현행 14세 미만 자녀에서 18세 미만 자녀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월 13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늘린다.

당정은 저소득층 지원 대책의 핵심인 근로장려금(EITC)에 대해서는 지급 대상 및 지원액을 대폭 인상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다만, 이날 당정협의에서 세부안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정부가 구상하는 지원 방안보다 강력한 EITC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기금 운용계획 변경, 공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조 원 규모의 재정을 보강하고 주거·신성장 분야, 위기업종·취약계층 지원 등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정은 이와 함께 영세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최저임금 대책(일자리 안정자금 운영방안 등)과 함께 이른 시일 내에 내놓고, 영세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을과 을’의 갈등으로 비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편의점주와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불공정 계약과 과도한 임대료 인상에 있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영세자영업자의 애로와 저소득층의 소득 하락 원인에 대해 당정이 기본적으로 진단을 잘못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유진·박민철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