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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위원 9명 고용부가 추천
독립성·중립성 확보 어려워

“소상공인 계층 위원들 필요
여·야·타부처 추천몫 있어야”

정부가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도 논란과 후유증이 제기될 때면 고용노동부 소속기관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독립성·중립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태도가 기만적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9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영세소상공인 사이에서 ‘을(乙)들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최임위의 독립성·중립성을 존중한다며 현안에서 한발 비켜서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최임위 구성 자체를 이번 기회에 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을들의 갈등’은 사실 최임위원 구성의 근본적 한계에서 태동했다는 게 중론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보면 최임위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사이를 중재하는 공익위원을 사실상 정부가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결정은 늘 정부 의도와 복심대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17일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정부가 최임위의 독립성·중립성을 강조하는 태도는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최임위의 독립성·중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하는 태도와 제도적으로 이를 보장하는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처럼 최임위도 이번 기회에 아예 정부로부터 분리해 독립적인 기구로 상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 추천 권한도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독점’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근로자위원들이 해고 위험에 노출된 저임금 근로자와 폐업 위기에 처한 영세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해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배경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약근로자는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커지지만, 노조 가입비율이 낮아 최저임금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며 “근로자위원 추천 권한을 양대 노총 외에 다양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임위가 최저임금 결정 결과에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 역시 맹점으로 꼽힌다. 최저임금법은 위원들이 법정 심의 기간 내에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규정 외엔 책임 규정이 없다. 고용부 산하기관에 불과한 최임위가 정부의 고용·노동 정책 전반을 좌우하는데도 정작 견제장치 하나가 없는 셈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희한한 현상이 매년 벌어지고 있다”며 “최임위 위원이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