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0일 활동 분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활동
43건중 38건이 대기업 비판

경실련 경제분야 보도자료도
29건중 14건 기업에 부정적

국내 주요 시민단체들이 대기업 공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행정권력을 감시하는 본래의 시민운동 역할은 뒷순위로 밀리고, 이제는 기업 비판 활동이 시민단체의 ‘주 업무’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문화일보가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홈페이지를 통해 이들 단체의 최근 100일간(4월 1일∼7월 9일) 활동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때리기’에 집중하는 기류가 수치로 확인됐다.

참여연대에서 이 기간 가장 많은 활동을 한 분과는 사회복지위원회(61건)였다. 이어 경제 분야에 해당하는 경제금융센터와 민생희망본부(주요 활동 방향에 재벌·대기업 불공정행위 근절, 중소상인 생존권 보호 등 포함) 등이 43건으로 공동 2위였다.

경제금융센터의 100일간 활동 43건 가운데 제목부터 특정 기업이나 기업인을 거론해 공격한 게 23건이었다. 본문에 기업 명칭이 언급된 자료를 합치면 총 38건이 특정 기업·기업인을 지목해 비판한 내용이었다. 2.6일에 한 번꼴로 기업 공격에 나섰다는 얘기다.

민생희망본부 활동 자료 43건 중에서는 골목상권 보호·중소기업적합업종 등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 8건, 원가공개 요구 등 이동통신요금 관련 7건 등 20건이 대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노동사회위원회는 총 20건 중 10건의 제목에 기업 이름을 적시했고, 최저임금 1만 원 즉시 시행 요구 등 4건을 합치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내용이 14건이었다. 경제 관련 3개 조직을 합치면 기업에 부정적인 활동 내용이 72건에 달했다.

경실련도 이 기간 경제 분야 보도자료 29건 가운데 제목에 기업 이름을 직접 거론하거나 ‘재벌’이란 단어를 사용(중복 제외)한 경우가 10건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허가 취소 요구, ‘경제력 집중 해소’ 입법 요구 등까지 합치면 14건이 대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다. 부동산 분야는 36건이 홈페이지에 게재됐는데 골목상권 보호,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이 주요 주제였다.

반면 6·13지방선거가 있었지만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의 경우 100일 동안 활동이 총 13건에 불과했고, 그중 9건이 논평이고 보고서는 단 2개 나왔다. 의정감시센터 활동도 총 32건에 그쳐 정치 분야 활동이 기업 비판보다 적었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시민단체는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데,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현 정부와 이념적으로 궤를 같이하면서 정부를 옹호하는 때가 있다”며 “시민단체가 반기업 정서 확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는데, 특정 이념에 치우친 활동으로 일관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