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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자체 조사

“야간수당 줄고 물가는 올라”
8000 ~ 9000원 수준 선호

최저임금 인상을 대체로 반겨야 할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7530원)에 대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근로자위원 측이 2019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790원을 제시한 가운데 설문조사에서 ‘동결’을 주장하는 근로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의외다. 올해처럼 급격히 오를 경우 전혀 반갑지 않은 일자리 감소의 부작용에 시달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최임위에 따르면, 오는 14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선언한 가운데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산업현장을 돌며 현장의 여론을 수렴한 ‘현장방문 결과 보고서’ 공개를 위한 심의를 진행 중이다. 현장보고서를 보면, 근로자가 희망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8000~9000원 수준이다. 최임위 근로자위원의 제시안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 근로자는 “많이 올리면 좋겠지만 회사가 사람을 자르려고 할 것 같아서 8000~8500원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일자리 감소 등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호소하는 근로자들도 적지 않았다. 감시단속업무 종사자인 김모 씨는 “야간 업무가 줄고 휴게 시간이 늘면서 20만 원이 줄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자리 감소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하기 시작한 올해 1분기부터 이미 현실화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상반기(4월 기준)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1분기 전국 사업장의 구인 인원은 8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0여 명(1.9%) 줄었다. 1분기 구인 인원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사례는 구인 규모가 57만7000명(전년 대비 5.9% 감소)이었던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반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으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정부 목표(2020년까지 1만 원)보다 높은 금액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불투명한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논의하는 등 최임위가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일률적으로 인상하면 업종·지역에 따라 고용에 타격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을 반영한 현실적인 인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