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소득주도성장 해법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연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상헌(오른쪽부터)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로버트 블레커 아메리카대 교수, 김현철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 등이 최정표 KDI 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KDI ‘소득주도성장’ 콘퍼런스

“단순한 임금인상정책 아니라
경제민주화·일자리·복지 등
유기적인 보완정책 활용해야”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은 경제민주화, 일자리, 복지 등 다양한 정책의 유기적 활용이 부족했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기 부진, 고용악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학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또 최저임금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경제세력 간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고 소득주도 성장으로 총생산이 증가하더라도 고용 감소 등에 대비해 재정정책과 공공투자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평가와 과제’ 국제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주장들이 나왔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소득주도성장은 단순한 임금인상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고 정책적 정합성 또는 보완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일반 균형적 효과는 노동 소득·비용, 가격, 생산성, 지대 이전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 나타난다”며 “가령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노동비용 효과는 적절한 경쟁정책, 가격정책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런 정책들의 보완적 역할 없이는 최저임금의 의도한 효과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완정책 수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경기 부진으로 고용 상황도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년 차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확장적 재정정책, 사회안전망 확충, 경제민주화 입법, 연대임금정책 등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만 앞서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업보험과 근로장려세제를 지금보다 더 관대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공공부문이 앞장서 나가야 하지만 임금인상을 자제하면서 시행해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