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선진화재단 세미나

“경영권 승계 등 재벌문제는
공정거래법으로 해결해야”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의 내용을 담은 법무부의 상법 개정안 추진 방안(문화일보 4월 24일자 1·2면 참조)과 관련해 실효성은 적고 기업에 부담만 주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매달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기업 방어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반도선진화재단 등의 주최로 열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상법개정 방향’ 세미나에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적인 경영권승계 등 재벌문제는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같은 방법이 아니라 공정거래법을 통해 정공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우리나라는 기업의 구성 등에 있어 규제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규모 상장회사에서는 3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둬야 하고 재벌 오너 규제를 위한 업무집행지시자 책임제도도 도입하고 있는데도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려는 입법이 시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적대적 M&A를 방어할 수 있는 방안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평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는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주식, 황금 낙하산 등 외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형적 경영권 방어권들이 전혀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대부분 기업이 경영권 공격에 대비해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적어도 이를 위해 상당한 현금을 유보하는 방법, 계열사 간 주식 상호보유나 순환출자를 통한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환인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해외 헤지펀드들은 국내 기업들의 약한 지배구조를 노려 각종 경영 간섭을 시도하며 경영권을 공격하다가 이익만 챙겨 도망가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