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에 직격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발표한 이후 1년 동안 경북도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사업 중단으로 경북지역에서 10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13조 원 규모의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발목이 잡혔다. 원전 관련 사업 추진으로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확보하려는 경북도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원전 가동 중단 및 신규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원전 지역(예정) 피해를 분석한 결과, 약 9조4935억 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업 종결을 발표한 영덕군 천지 원전 1·2호기와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된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를 비롯해 조기 폐쇄되는 경주시 월성 원전 1호기 등 5기를 토대로 따진 것이다.

영덕군과 울진군, 경주시는 원전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 2조604억 원과 각종 사회적 비용 2조3591억 원이 사라져 총 4조419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덕군과 울진군은 원전 건설에 따른 법정 지원금 5조360억 원도 받지 못하게 됐다. 특히 영덕군은 원전 건설에 따라 이미 받은 특별지원가산금 380억 원도 정부에 반납해야 한다. 영덕군과 울진군에서는 원전 건설 중단으로 연인원 1240만 명의 고용이 사라지고, 여기에 경주시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연인원 32만 명(7월~2022년 11월)이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경북도가 원전이 몰려 있는 동해안 일대에 추진 중인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경북 동해안에는 국내 가동 원전(24기)의 절반인 12기가 있고, 울진군에는 2기가 건설 중이다. 도는 이를 기반으로 원전 연구·생산·교육·문화를 아우르는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해 국가 원전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일자리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비는 13조4554억 원 규모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피 시설인 원전을 끼고 있는 경북 동해안은 국가균형발전 소외지역으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지만, 정부와 한수원이 신규 원전건설 중단을 결정하면서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