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주민들 법적 대응 검토
해상풍력단지 건설 반대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영덕군 천지 원전 1·2호기 사업을 종결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보상 등 대책 마련을 위한 농성과 함께 재산권 피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천지원전총지주연합회는 19일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전원개발예정구역지정고시를 해제하고 매입한 부지를 매각(환매·공매)하기로 해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다”며 “피해 보상 요구를 위해 다음 주부터 한수원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 및 집회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와 일부 주민들은 “한수원은 원전 지정 고시 해제에 앞서 부지와 집을 팔고 임시로 사는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며 “특히 한수원이 무더기로 부지를 공매할 경우 영덕지역 땅값 폭락이 뻔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전 부지 주민은 850여 명이며 한수원에 토지 등을 판 주민은 144명(면적 61만5264㎡)으로 알려졌다. 또 땅을 팔지 않은 주민들은 국책사업을 통한 땅 매수와 함께 원전 건설 추진 이후 7년 동안 제한받은 재산권 행사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원전 건설 예정지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어민들까지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경북도와 영덕군, 한수원 등 5개 기관으로 구성된 경북컨소시엄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100㎿ 이상 해상풍력 실증단지 설계 및 해상풍력자원 평가기술 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돼 영덕군에 해상풍력단지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향후 3년 동안 타당성을 검토한 뒤 사업성이 확보되면 강구면 하저리∼축산면 경정리(9.6㎞) 사이 앞바다(폭 1㎞)에 5㎿급 20기의 풍력발전기를 민자사업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이 지역에는 원전 고시부지인 영덕읍 석·매정·창포리도 포함돼 있다. 창포리 어촌계 관계자는 “원전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 보상 대책도 없이 어민들의 생계 터전을 빼앗고 바다 생태계를 망치려 한다”며 “해상풍력단지 추진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덕=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