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자리·소득 증대 17兆 투입하고도 고용사정 되레 악화
소득격차 사상 최대… 향후 고용·소득 개선 기대 어려워
“장하성·김동연 책임 회피땐 文대통령이 떠안아” 전망도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확대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참사(慘事)’와 저소득층 소득 급감 등이 발생하면서 정부와 청와대 경제팀 경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목표와 정반대 결과가 나온 만큼 경제팀이 ‘정책 실패’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겠다며 투입한 재정(국민 세금) 규모는 17조 원이 넘는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 원)과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3조 원 이상) 및 청년 일자리 추경(3조8000억 원) 등을 더한 금액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14만9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수(31만6000명)나 정부가 올해 경제 전망에서 내놓은 취업자 증가 수(32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1분기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소득 부문)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1+2분위)의 소득은 늘기는커녕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 전국 2인 이상)도 5.95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장하성(왼쪽 사진) 정책실장이 이끄는 청와대 경제팀은 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재가공한 결과를 확대해석해 문 대통령이 “최저 임금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부정확한 발언을 하도록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 경제팀 책임론은 현실화하고 있다. 김동연(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에서 “올해 5월 고용 동향은 충격적”이라며 “저를 포함한 모든 경제팀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문화일보 6월 15일자 1·3면 참조)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오는 7월 11일 나올 올해 6월 고용 동향과 8월에 나올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서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거나, 저소득층의 소득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내각이든 청와대든 경제팀에서 책임을 지지 않으면 ‘경제 실정(失政)’의 책임이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