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결과 비판에 반박 나서
“구체적 상호행동 더 나올것”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6·12 싱가포르 합의’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이 담기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번 합의는 미·북이 큰 틀에서 상호 적대 정책을 완전히 해소하기로 했다는 데 역사적 의의가 있으며 향후 후속 협의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북·미 싱가포르 회담의 의미를 CVID의 관점으로만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북·미 관계의 큰 지형 변화가 이뤄진 것이고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틀이 만들어진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70여 년간 이어져 온 적대 관계가 청산됐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으며 비핵화는 큰 틀에서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북한 정권 출범 이후 70년간 줄곧 적대 관계에 있던 북·미 양국 정상이 최초로 만나 새로운 관계 수립을 약속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했다”고 회담의 의의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전문가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민심의 평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하며 미·북 합의에 대한 비판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시간표가 없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강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될 미·북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의 합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고위급 회담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에 보지 못했던 아주 구체적인 상호 행동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핫라인을 가동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방침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을 만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나 남북관계 발전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