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 화물검색 느슨해져
러, 밀 150t 지원 “구호물품”

미·북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중국·러시아가 대북제재 조기 완화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최근 중국이 북·중 국경의 수출입 화물검사를 대폭 완화하고 러시아는 밀 150t 지원에 나서는 등 사실상 제재 완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국 해관(세관) 당국이 최근 북·중 국경을 통과하는 북한 여행자와 화물에 대한 검색을 크게 완화해 대북제재에 따른 일부 금수 품목도 사실상 통관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무역업자는 “요즘 북한으로 나가는 화물차에 대한 검사가 전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며 “화물차에 대한 X선 검사를 통과한 후에도 세관원이 실물을 일일이 전수 검사했는데 지금은 전체 화물차 절반 정도만 화물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화물 사이에 슬그머니 끼워 넣은 대북제재 품목이 적발돼도 적발된 물건에 한해 벌금을 물리고 나머지 화물은 바로 통관시켜 주고 있다”며 “해관 검사가 느슨해지자 북한 화물차 운전사들의 목록에 없던 물건 끼워 넣기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단둥의 한 주민 역시 “북한에서 단둥으로 나오는 여행자에 대한 통관 수속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며 “전에는 북한 주민들이 입국할 때 가지고 들어오는 짐가방은 대부분 열어볼 것을 요구했는데 요즘은 X선 통과만으로 검사를 마친다”고 말했다. 단둥 지역 한 임가공무역업자는 “북·중 간 성행하는 밀무역 단속도 눈에 띄게 느슨해져 압록강 밀수선을 이용해 북한에 원자재를 들여보낼 때나 완성된 옷을 다시 가져오기가 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북한에 밀 150t을 무상 원조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3일 “지난 11일 북한 두만강역에서 상등품 밀 150t을 3대의 열차 차량을 이용해 북한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밀은 발렌틴 페트로비치 박이 이끄는 연해주 지역 고려인 단체협의회에 의해 북한에 전달됐고 전달식에는 유리 보카레프 청진주재 러시아 영사, 안일관 북한 라선인민회사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