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난감한 국민의힘 지도부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윤 원내대표, 김성원 의원. 곽성호 기자

■ 국힘 원내대표 후보등록 D-1

추대 측 “대통령과 소통 원활 인물
스스로 나선다면 환영할 일”
불가 측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 나서나”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30일까지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가 없어 집권 여당이 원내대표 선출에 인물난을 겪고 있다. 3선이 되는 이철규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시사했으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이자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당내에서는 ‘추대론’과 ‘불가론’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일인데, 등록하는 사람이 없다면 미룰 수밖에 없다”며 원내대표 선거 연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애초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까지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은 뒤 3일 오후 22대 총선 당선자들이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4선 김도읍 의원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불출마의 뜻을 밝혔고, 3선이 되는 추경호 의원도 29일 대구·경북(TK) 재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열면서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추 의원 측은 단순한 식사자리였다고 일축했다. 여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려는 인물이 없는 것은 22대 총선에서 기록적 참패를 거둔 탓이 크다.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부터 각종 특검법까지 거대 여당이 밀어붙이면 사실상 속수무책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기가 3년이나 남아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높아 원내대표로서 발휘할 수 있는 협상력의 여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추대론을 미는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소통이 원활한 인물이 스스로 나선다면 환영할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지금 다른 3선, 4선 의원들이 현재 원내대표를 출마하려는 의사를 보이는 분이 거의 없다”며 “이 의원이 맡는다고 하면 당과 국가를 위해서 본인이 희생한다는 자세로 맡는 것이지 영광의 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정치적 지형이어서 (후보들이) 선뜻 안 나서는 거고, 그런 면에서 이 의원이 나서겠다 하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에 대한 당 안팎의 반감도 상당하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을 겨냥,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이냐.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후민·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