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급에 北 수용‘관건’
전문가들 “진정성 척도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 대상에는 미사일도 포함된다”고 언급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 본토를 겨냥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문제가 어떻게 다뤄지고 합의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비핵화 초기 합의에서의 우선 조치를 의미하는 ‘프런트 로딩’ 리스트에 ICBM이 주요 항목을 차지하게 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또 10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 보유 ICBM용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처리 문제도 핵심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북 회담에서 사거리 약 1만2000㎞의 화성-14형과 미 본토 전역을 커버하는 화성-15형 생산시설 및 TEL 폐기에 대한 미국 요구를 북한이 수용하느냐가 북한 비핵화 진정성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핵탄두 ICBM 국외 반출을 2∼3개월 내 하도록 못 박는 대신, 대북제재 해제 및 테러지원국 해제 등 관계 정상화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화성-14·15형은 물론 사거리 5000㎞ 이상 화성-12형 등을 2∼3개월 내 최우선 폐기하는 것이 미·북 간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며 “괌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사거리 2500㎞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사거리 3000㎞ 안팎의 북극성-2형과 무수단미사일 등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도 폐기 대상 순번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6000마일(약 9656㎞) 떨어져 있지만 그들(한·중·일)은 이웃 국가”라고 언급한 데에서 ICBM은 물론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 폐기도 군축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홍 대표는 “일본은 일본 열도를 사거리에 둔 1300㎞의 노동미사일을 폐기 대상에 포함할 것을 미국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