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쑹타오·양제츠 등 거론
시진핑 직접 면담 요청 관측도

3박 4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4일 오후 평양으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6·12 미·북 정상회담 재개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측 고위 인사가 그를 비공개 접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8시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북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귀빈실이 아닌 일반 통로를 통해 빠져나갔다. 김 부위원장과 그의 방미 일정을 수행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등 일행은 3일 저녁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4일 정오 고려항공을 이용하는 만큼 이날 오전 중국 측 인사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으로 미국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하고 환담을 나눴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이어서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한 발표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 부위원장을 만났을 인사로는 ‘당 대 당’ 교류의 파트너인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사실상 북한 정권의 ‘2인자’인 김 부위원장의 위상을 감안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면담을 요청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 배경으로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하면서 중국을 강력 견제한 후 남·북·미 종전선언 추진 등 중국을 배제한 한반도 정세가 전개되면서 시 주석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