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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성작가 가와카미 인터뷰

제1회 정지용 포럼 참석 방한
하루키가 작품을 극찬해 유명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문학도 이제 세계를 향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가장 아끼는 후배로 꼽은 일본 여성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川上未映子·42·사진)가 12일 제31회 지용제가 열린 충북 옥천을 방문했다. 지용제 행사 중 하나인 제1회 정지용국제문학포럼에 참석,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 누르딘 파라, 중국 소설가 샤오판(小飯) 등과 함께 강연하고 토론했다. 이에 앞서 11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가와카미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삼겹살과 같이 구워 먹는 김치 맛에 완전히 빠졌다”며 “최근 황정은, 박민규, 김애란 작가의 작품을 읽고 한국 문학에 큰 관심을 가지던 차에 지용제 측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가와카미는 스스로 ‘하루키스트’(하루키 팬)를 자처하는 미모의 인기 작가다. 20대 중반이던 2002년 가수로 먼저 데뷔했는데 2005년 문예지 ‘유리이카’에 시를 발표하고, 2006년엔 수필집과 중편 소설을 잇달아 펴내면서 연예인에서 전천후 작가로 깜짝 변신했다. 그리고 2008년엔 단편 ‘젖과 알’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가와카미는 지난해 하루키와의 대담집 ‘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도 펴냈다. 하루키가 ‘기사단장 죽이기’를 출간한 이후 가와카미가 인터뷰어가 돼 진행한 심층 인터뷰였다. 가와카미는 언론 인터뷰를 꺼리는 하루키에게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얻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루키는 가와카미에 대해 “‘젖과 알’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오사카 사투리, 날카롭게 정제된 단어, 유연한 변화 등이 너무 놀라워서 내 숨을 멎게 할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대담집은 조만간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

가와카미는 결혼과 출산 이후 최근엔 페미니스트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6세 아들을 둔 그는 “‘미투(Me Too)’ 운동이 계속되고 있고,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남성은 기존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고, 여성들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작가로서 할 수 있는 한 발언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다음 세대를 담당할 아이들에 대한 올바른 성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와카미는 끝으로 “미국 에이전트와 계약해 활동하고 있는데 이젠 한국과 일본 문학도 세계로 나가야 할 때”라며 “내년에 일본어와 영어로 동시 출간될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