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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턴 “해체후 美테네시로”

“모든 시설 공개·사찰받아야
매우 빨리 진행하길 바란다”

‘先폐기 後보상’ 원칙 확인하고
구체적 방법론에 장소도 제시

美가 직접나서 배로 운송땐
빠르면 3개월내 폐기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직접 국외로 반출한다는 세부 액션플랜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 비핵화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의 최종 장소로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포기와 함께 생화학무기(CBW)도 일단 비핵화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종 담판’이 남아 있지만 백악관은 핵무기 접수부터 해체, 수송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이 핵무기를 공개 및 인도한 시점에서 최대한 빠르면 3개월 안에도 북한 핵무기 해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것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을 제거하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 비핵화 원칙은 거듭 밝혔으나 폐기 핵무기·핵물질 등을 보관할 구체적인 장소까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최소 10기, 최대 60기로 추정된다. 고농축 우라늄(HEU)과 플루토늄은 각각 600∼700㎏, 40∼50㎏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를 미국으로 이송할 경우 안전을 위해 항공이 아닌 해상 운송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서부 항구에 도착하면 이후에는 테네시주까지 육로로 운반된다. 선박 운송 기간이 16∼40일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전격적인 협조를 전제로 넉넉히 잡아도 3개월 안에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일각에서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핵무기를 제3국으로 반출하는 방안이 거론됐고 프랑스 등이 인도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 언급으로 미국이 직접 북한 핵무기를 처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앞서 리비아 핵협상 당시 미국은 테러단체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 등을 우려해 핵물질 등을 직접 넘겨받았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의 핵무기 폐기에서는 구소련 핵무기라는 점을 감안해 러시아로 이관했지만 이후 미국이 재정 파탄 상태였던 러시아 핵무기에서 추출한 고농축 우라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핵시설·핵무기 폐기와 검증 과정에서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도 못 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핵무기 해체는 미국이 할 것이고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아마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및 후속 협상 등이 순조롭게 타결될 경우 미국 전문가들이 직접 북한 핵시설 및 핵무기 보관장소에 접근해 해체 등을 진행하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전문가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조건에 생화학무기까지 포함시켰다는 점도 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탄도미사일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화학·생물학무기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 화학무기 보유국으로 신경작용제를 비롯해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무기도 탄저병, 천연두, 콜레라, 흑사병 등 13종 이상 세균 병원균을 개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생화학무기 폐기가 결정될 경우 미국 내 반입에 비판여론이 큰 만큼 해상 폐기 가능성이 높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비핵화 절차가 완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기 원한다”며 “그것은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밝혀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PVID)’ 원칙도 재확인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 비핵화 시한에 대해 2020년이라는 시점을 처음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한에 동행했던 핵 협상 전문가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정책기획관은 미국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4년이 끝날 때까지 불가역적 비핵화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는 2021년 1월까지여서 훅 기획관의 답은 2020년을 비핵화 시한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