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집계이래 두번째로 낮아

정부 소비(지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투자(고정자본형성) 비중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요성이 높아진 연구·개발(R&D) 분야 투자가 저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정부가 세수 등을 통해 재정 상태가 넉넉해졌는데도 장기적 안목에서 경제성장 등을 위한 ‘미래 대비’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국내 투자(총고정자본형성)에서 정부 투자의 비중은 9.6%로 지난 1970년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지난 2015년 1분기 9.5%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복지정책 등으로 정부의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활용되는 투자는 오히려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지난 분기 16.2%에서 급감한 수치이기도 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투자의 비중도 1분기 28.5%를 기록하면서 20%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GDP 대비 투자 비중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34.1%로 전년 40.8%에서 6.7%포인트가량 급락했다. 이후 계속 낮아져 2011년 29.7%, 2012년 28.9% 등 20%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32.0%까지 높아졌지만, 지난 1분기 다시 28.5%를 기록하면서 올해 30%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다. 지난 1991년부터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까지 1992년을 제외하고 GDP 대비 투자 비중은 매번 40%대를 기록했는데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중요해진 R&D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도 저조한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전체 투자 대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비중은 19.5%로 지난 2011년 1분기 18.5% 이후 매년 1분기 기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기업 등의 R&D 투자와 소프트웨어·콘텐츠·지식재산권 등을 포함하는, 전체 지식재산 생산을 위해 들어간 투자를 뜻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