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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날 회의 -‘韓·美동맹’ 세션

北 핵·미사일 실험중단 긍정적
약속 어긴 전례 많아 신뢰 의문

韓, 김정은 의도를 좋게만 생각
美에서는 회의적 시각 더 많아

트럼프·金, 경험도 적고 충동적
정상회담 결과 예측 어려울 듯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회담 성과가 실질적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억제력을 유지하고 비핵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반도 평화 정착 후 북한 위협을 넘어선 한·미동맹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향후 방향에는 시각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24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18’ 첫째 날 한·미동맹 세션 및 현장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환영할 일이고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북한이 약속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결코 실패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소수가 만나는 정상회담은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회담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초작업이 중요하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미리 전략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비핵화를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핵을 유지하면 어떤 대가를 치를지에 대해 확실히 염두에 두고 회담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한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의도에 대해 좀 더 좋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데 미국은 이것보다 회의적”이라며 “앞서 약속을 어긴 전례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은 둘 다 예측 불가능하고 충동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잘 짜인 전략을 갖고 나와야 한다”며 “한쪽이 질질 끌더라도 나머지 한쪽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협상이 모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미국과 북한 양국 리더가 모두 국제적 회담 경험이 없고 예측 불가능하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예측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 작업이 진행되면 안보 보장과 관계 정상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면서 “협상이 결렬된다고 해도 선제공격보다 더 좋은 예방 옵션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 이후 한·미동맹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관계 재정립 필요성 등을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위협이 사라지면 한·미동맹의 목적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고 5~10년의 과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차 석좌는 “한반도 평화가 구축된다면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대응 등 지역적 역할 이슈가 대두될 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냉전 직후 미·일 동맹 지속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며 “이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미·중 전략경쟁 세션에 참석한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중국은 러시아, 이란 같은 현상타파적 국가”라며 “모두 동일한 특징을 유지하고 있는데 제국의 과거를 재설립하고, 독재적 내부 구조를 유지하며, 민주주의와 자유체제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석·정철순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