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에 4~5회 채팅방 대화
주역·주식 관련 정보 공유
비누 등 물품 다단계 판매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하위 등급 회원들까지 무차별로 댓글 작업에 동원하고 다단계 판매책으로 활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씨는 베일에 가려 있던 사이트 주주인(jujuin)을 통해 하위 등급 회원들을 관리했다. 주주인은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세이맘(세상을 이끄는 맘들), 우경수(우윳빛깔 김경수)와 함께 김 씨가 깊이 관여한 사이트로 알려졌지만, 현재 폐쇄된 상태로 정체가 불분명했다.

문화일보가 23일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주주인은 지난 2015년 5월 개설돼 경공모의 하위 등급 회원들을 관리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공모 회원은 노비-달-열린지구-숨은지구-태양-은하-우주 등 총 7개 등급으로 나눠 관리됐는데, 주주인은 열린지구 등급 이하 회원이 주로 이용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김 씨의 관심사였던 주역(周易)과 주식 등의 지식을 공유하며 이념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1주에 4∼5번씩 오후 10시 이후 주주인 채팅방에서 특정 회원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대화엔 이혼 소송 중인 아내와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었는데, 그만큼 김 씨가 회원들과 밀접하게 접촉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씨는 “다른 내용은 한 줄 메모로 남기겠다”며 보안에도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 한 줄 메모는 비공개로 전달했다. 애초 댓글 작업엔 경공모 핵심 멤버 20∼30명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위 등급 회원들도 모종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 씨는 또 비누 등 물품 판매를 주주인을 통해 주로 진행했다. 김 씨는 주주인 이용자에게 “저렴하게 물건을 살 기회”라면서 적극적으로 판촉행위를 벌였다. 벌어들인 수익은 매크로를 구매한 혐의로 구속된 박모(30·필명 서유기) 씨가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메인(www.jujuin.com) 관리는 김 씨의 공범으로 구속된 우모(32) 씨가 했다. 주주인 관리에 경공모 핵심 관계자가 모두 관여한 셈이다. 한편, 경공모의 최상위 그룹은 26명이며 이들이 최근 이탈자 색출로 결속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