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檢 도입 때까지 다리 역할

경찰의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향후 검찰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경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검찰이 직접 특별수사팀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의 ‘드루킹 특별검사’ 도입이 확정되면 검찰 특별수사팀이 경찰 수사 후 특검 수사 개시까지 ‘브리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3일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주말 동안 경찰에서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 내역 사본을 받아 자체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검찰에 넘길 때를 대비해 보강 수사 등을 미리 준비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사전 작업 자체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벌써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특별수사팀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 수사에서 김 의원의 보좌관이 김 씨 일당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가 김 씨 구속 후 되돌려주는 등 김 의원 측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며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진 상황에서 ‘검찰이 뒷짐 지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면 경찰 수사를 지휘해 김 씨를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 인력에 공안부 또는 첨단범죄수사부 인력까지 보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다른 혐의까지 넘어온다면 (형사 3부만으로는) 벅찬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정환·정유진·이정우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