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언급땐 회담 성공”
‘적대 행위 중단 선언문 포함’
양측, 긍정적으로 의견 교환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주요 장면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입에서 나오는 비핵화 발언이 전파를 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종전 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양측에서는 적대행위 중단 문제를 선언문에 포함하는 것에 긍정적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9일 “비핵화 문제는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의 직접 발언을 듣는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 준비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계속 의문을 표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생방송으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이라는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남북은 전날 실무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악수 장면 등을 생중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실무회담과 별도로 의제 문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채널 등을 통해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남북 의제 조율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남북이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에 대해 양측이 상당한 정도로 의견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정 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방문했을 때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정상회담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실무회담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하면서 고위급회담이 생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회담이 종료되고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려 했는데 시간 관계상 고위급회담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공사가 끝난 뒤에 실무회담을 열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의집 공사는 20일쯤 끝날 예정이다. 북한은 의전·경호 문제를 위해 회담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정 실장이나 서 원장이 평양을 방문해 최종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당일까지도 조율해야 될 사항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