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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간 남편에게 생활비 단 4번 받아”…베트남 아내의 울분

노기섭 기자
노기섭 기자
  • 입력 2024-05-1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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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프로그램 소개 캡처



MBC ‘오은영 리포트’에 사연 공개…거친 부부싸움에 자녀들도 혼란
무시하는 시어머니와 5년 째 대화 끊어…"아내 부모님 찾아뵐 것" 권유



서로에 대한 무심함에 지쳐 이혼 위기에 놓인 한국·베트남 국제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TV 예능물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외톨이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남편을 믿고 한국으로 왔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인 베트남 아내와, 오히려 자신이 아내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남편이 등장했다. 아내는 남편의 다정한 면모가 좋아 번역기로 소통하며 연애한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윽박지르고 폭언을 내뱉는 남편에게 질려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털어놨다.

반면, 남편은 "가족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한 아내 때문에 사연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생각해 출연 결심을 굳혔는데. 거친 부부싸움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언성을 높이며 문제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방송은 같은 침대가 아닌 각자의 방에서 깨어나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아내는 기상하자마자 인사하는 남편은 뒷전이고, 베트남에 있는 지인과 영상 통화를 하기 바빴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말 한마디 없는 부부의 모습에 MC 소유진은 "(남편은) 누구랑 이야기해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편은 "이제껏 아내와의 결혼생활 동안 밥 먹고 가라는 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어죽 집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남편의 말대로 "육아와 가정에 관심이 없고 근무 후 귀가하기 싫다"고 털어놔 남편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아내는 과거에 남편이 "이 집에서 살려면 생활비를 내라"는 말을 한 이후부터 정이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아내는 결혼생활 17년 동안 총 4번의 생활비를 받은 게 전부였으며, 현재 남편이 어느 정도의 월급을 받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했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와 상의 없이 시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 돈을 빌리고 다녔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당시 급여 통장 압류가 들어올 만큼 힘들었던 상황이라 돈을 빌렸다"며 "아내에게는 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지키고 창피함을 숨기기 위해 상의하지 않았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단지 창피하다는 이유만으로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때 아내는 능력과 존재를 무시당한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시어머니가 오신 줄도 모르고 귀가한 아내의 표정은 급격하게 싸늘해졌다. 아내는 시어머니와 대화가 멈춘 지 벌써 5년째라고. 심지어 상의 없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당당하게 부부의 집으로 들어오는 모습에 MC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아내가 이토록 시어머니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외국인이라서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시어머니와 언쟁이 오가는 갈등이 생길 때마다 남편은 매번 시어머니의 편을 들었다고 한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아내의 잘못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직접 베트남을 찾아가 아내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존중할 것"을 권유했다. 또, 아내에게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소통의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막내와 함께 한국어 동화책을 읽으며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심리적으로 힘들어 보였던 자녀에게는 "어려움이 있는 건 분명하나, 부부가 노력하면 충분히 호전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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