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긍정신호 보낸 듯
폼페이오 “정권교체 지지 안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전체의 안전과 번영, 평화’라는 표현과 함께 “회담 성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최대 쟁점의 하나인 북한 체제 보장을 사실상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 전체가 안전, 번영, 평화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이는 한국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모든 가능한 일을 다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 대해 미국 정부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도 방북 후 첫 공개발언에 나선 12일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다루는 회담에서 정권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어떤 조건을 내놓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하느냐’는 벤 카딘 상원위원(민주)의 질문에 “북한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고 기꺼이 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체제 보장을 약속할 경우 구체적인 보장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최근 미·북 접촉 과정에서 재래식 및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과 함께 미국 핵 전략자산의 한국 철수, 한·미 연합훈련 때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이 체제 보장의 최대 핵심 사안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관측됐던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관련 방안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 역시 미국과의 접촉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