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속 공식반응 안보여
“좀 더 파악할 필요 있다”
이철성 “수사·기소권 분리”

문무일 검찰총장이 29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방식과 내용에 불만을 나타낸 데 대해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학자 출신들이 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듯한 발언을 문 총장이 한 데 대해서는 불쾌해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총장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좀 더 파악이 필요할 것 같다”며 “청와대는 자치경찰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검찰을 배제한 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확정됐다는 보도와 관련, “검·경 수사권 조정은 여전히 협의 중이고 검·경 의견은 계속 수렴 중”이라며 “대선 공약의 취지에 따라,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성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한인섭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 박재승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에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과 함께 검찰 영장 기각 시 이의 제기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검찰과 경찰의 책임자가 논의 테이블에 참여하는 방식은 아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은 “경찰이 불기소 의견을 검찰에 안 보내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런 논의가 가능한지 근본적 의문이 들고, 법률을 전공한 분이 그렇게 생각하셨을까”라고 말해 조 수석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기본적으로 프랑스, 영국처럼 수사권, 기소권이 분리돼야지 수사지휘권은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경찰청장은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에 의해 청구되지 않았을 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방안 정도는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병채·김동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