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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영장 신청뒤 신병 구속
민주국가에선 볼 수 없는 제도”

檢 영장심사 유지·공수처 수용

문무일(사진) 검찰총장이 검찰을 제외한 채 이뤄지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의 방식과 내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문 총장은 인권 보호 차원에서 검찰의 영장심사 제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하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명시적으로 밝혔다.

문 총장은 29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민주국가라고 하는 나라에서는 국가경찰 단일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나라는 없고,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실효적인 자치경찰제를 전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전면적인 자치경찰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실효적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수사권 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며 “이에 대한 검사의 사법통제는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이후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이어 현행 영장심사제도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며 “민주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경찰만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속하고 있다”며 “이는 식민지배 당시 생겨난 제도”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경찰이 (사건을) 전건 송치하지는 않겠다는 것은 ‘불기소 의견’ 사건을 검찰에 안 보내겠다는 의미”라며 “(5인 회의에서) 그렇게 논의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수사권 조정 잠정안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주도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한인섭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 박재승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참여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특히 “그런 논의가 가능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이 들고, 법률을 전공한 분이 그렇게 생각하셨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해 청와대와 정부·여권의 방안과 추진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기은·이정우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