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1일 백악관에서 열린 철강·알루미늄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美 우선주의 무역’ 놓고 朝野에서 ‘舌戰’

보호무역 매파들, 트럼프 지지
로스 “EU 보복, 큰 영향 없어”
나바로 “美 산업보호 위한 것”

공화당 내부 “예외 적용 필요”
볼턴 “中 관행 고치고 싶다면
우리친구·동맹과 함께 뭉쳐야”
그레이엄 “동맹과 싸움하는 건
中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매파’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산업정책 국장이 4일 다음 주 예고된 수입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관련해 “특정국에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조슈아 볼턴은 이날 “중국의 관행을 바꾸려면 우리 친구·동맹과 함께 뭉쳐야 한다”며 공개 비판에 나서는 등 공화당 내부에서는 일률적 관세 부과에 대한 반대도 제기되고 있다.

로스 장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 부과 결정과 관련해 동맹국가를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대통령은 광범위한 빗자루질을 말하고 있으며, 특별 면제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나바로 국장도 이날 폭스뉴스·CNN방송 등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관련해 특정 국가를 면제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특정 국가를 면제해주기 시작하면 다른 모두의 관세를 올려야 하고, 한 나라를 면제하면 다른 나라도 면제해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또 나바로 국장은 “면제와 특정 국가 제외는 다르다”면서 “면제가 필요한 특정 사안에는 면제 절차를 적용하겠지만 현시점에서 국가별 제외는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캐나다 등 동맹국에 한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로스 장관과 나바로 국장은 다음 주 관세 부과 시행을 재확인하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 산업 및 국가안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바로 국장은 “대통령이 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매우 빨리 잃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국가안보 및 경제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항변했다. 또 로스 장관은 유럽연합(EU) 등의 보복관세 부과 위협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가 일자리를 파괴하고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면서 “일부 국가의 반발 조치도 우리 경제에는 1%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별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소소한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동맹에는 예외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볼턴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바로 국장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관세로는 중국산 철강 과잉공급과 같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으며, 중국 관행을 고치려고 한다면 우리 친구·동맹과 뭉쳐서 중국을 함께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이 “중국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미국 소비자와 동맹에는 벌을 주고 있다”면서 “미국이 동맹인 유럽과 싸움을 벌이는 건 결국 중국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