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해를 거듭할수록 출생률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작년 출생아 첫 40만명선 붕괴

일자리·주거불안도 큰 영향
女고용 늘어도 출산 안늘어

“법·제도만으론 해결 안돼
보육·돌봄 등 실효성 높여야”

정부, 내달중 실행계획 발표

지난해 역대 최저 출생아 수를 기록하는 등 17년째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는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사안인 만큼 한 가지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출산 기피와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고용과 주거불안 등이 저출산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이로 인해 국민 사이에서는 우리나라가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사회’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가가‘일·생활 균형’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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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원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과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한데 모인 이유도 이러한 우리나라의 사회·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여성 고용률과 합계 출산율이 비례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성 고용률이 늘어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시간 근로로 인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하기 어렵고,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회문화 등 일·생활 균형 제도나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법 제도적으로 여러 노력을 했지만, 보육 등에서 일부 효과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많은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일과 가정이 균형 있게 맞춰지는 게 중요한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법과 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근로현장에서 바로 적용이 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06년 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행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점도 이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학계 평가다. 정부는 앞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일·생활 균형)’를 설정한 이유도 같다.

복지부 관계자는 “결국 일·생활 균형을 위해서는 적절한 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논의 구조가 필요한데, 노사정이라는 틀이 바람직한 것 같다”며 “마침 노사정이라는 훌륭한 장이 마련돼 있으니 정부의 법이나 제도만이 아니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론화 및 협의를 거쳐 구체적 액션플랜을 마련해 3월 중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생활 균형은 물론 보육, 돌봄 등 기존 제도의 문턱을 낮춰서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체감도를 제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