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美경제 더 진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이 27일 취임 후 첫 번째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올해 3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았던 Fed가 더 가파르게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 수준인 2%까지 상승하고 있다”며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목표 달성에 최선이라는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던 지난해 12월 회의 이후로 경제 상황이 진전됐다”면서 “경제지표들에 고용시장의 호조와 탄탄한 경제기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 전망을 4차례로 변경할 가능성을 묻자 “예단하고 싶지는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파월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그의 증언을 2018년 3차례가 아닌 4차례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연간 4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증언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9.24포인트(1.16%) 내린 25410.03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올해 한두 차례 인상에 그칠 전망이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었다. 한은은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지더라도 자본 유출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보고 금리 인상에는 소극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이 이처럼 신중한 이유는 미국과 달리 한국 경제는 현재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하고 저물가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다영·김만용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