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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동상·인공기별 그림’ 내건 서울교육청

脫北초등생 그린 ‘통일의 모습’
대안교육연합회 은상 시상도
관람객들 “교육청 제정신이냐”
본보 취재돌입에 서둘러 회수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본관 1층 로비에는 ‘통일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그림(사진) 한 점이 걸려 있었다. 왼쪽 위로 북한산이 보이고, 한가운데 한강이 흐르고 있는 등 얼핏 보면 통일 이후 평화로운 서울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요소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서초구 정도 위치에서 핵미사일이 발사되고 있고, 주변으로 ‘나라를 열심히 지키겠습니다’라는 글씨와 함께 군인들이 바글거렸다. 양천구 인근에 해당하는 위치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동상이 서 있었다. 태극기의 경우 건곤감리는 그대로지만, 한가운데 태극 문양 대신 인공기의 별이 그려져 있었다.

이날 교육청 로비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이 그림을 감상하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학부모는 “대한민국 땅에서 핵무기가 날아다니고, 김정은 동상이 들어서 있는 그림이 서울 교육의 중심 기관에 전시된 사실 자체가 소름 끼친다”라며 “오며 가며 다른 학생들도 볼 텐데,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탈북자 출신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2017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학예작품 전시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교육청은 민간 연합 단체인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연합회’가 시상한 작품들을 본관 1층 로비에 전시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상을 준 주체는 서울시교육청과 무관하고,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연합회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했다”며 “탈북한 지 얼마 안 된 학생이 그림을 그려 한국의 실상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교육청 측은 ‘전시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맞다”고 답했고, ‘그림을 전시할 때 일일이 확인했는가’란 질문에는 “그림 수가 많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그림에 은상을 준 게 누구냐와 관계없이, 교육청 차원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논란 소지가 있는 그림을 그대로 전시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청 측은 문화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김정은 동상 등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 그림을 회수했다. 그림이 걸려 있던 벽면은 7일 오전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탈북자에 대한 맹목적 동정론에서 벗어나, 하나원에서부터 제대로 교육해서 자유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확립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